그날의 잊지 못할 감동은 바로바로.

오늘은 대망의 망년회 였다.
뭐 말이 망년회지, 그냥 싸모님 댁에서 저녁을 먹자는...
세 가게를 가지고 있지만,
집으로 초대해서 저녁을 먹는 직원들은 우리 _ 나 혜주 싸라이모 _ 뿐이다. ㅋㅋ
오늘은 마이클 _ 싸라이모 아덜_ 도 왔더랬지.
 
암튼...
싸모님은 "오겹살"을 준비하겠다고 누누히 강조하셨었고,
오늘은 "된장찌개"와 "부대찌개"중 고르라길래 "된장찌개"를 외쳤다.
(싸라 이모는 뭐 아무거나, 혜주는 없었던데다)
내가 "미국에 와서 된장찌개 한번도 못 먹어봤어요"라고 얘기하는 바람에 _ 혜주는 원하지 않던 _ 된장찌개로 낙찰.
"두부 많이 넣어주세용" 내 첫 당부.
"호박도 들어가는거 맞죠?" 모두 저녁에 대한 얘긴 잊을만할 즈음 다시한번 당부. ㅋㅋㅋㅋ

나는 4시반 퇴근, 혜주는 6시 퇴근,
저녁은 5시경으로 잡고 혜주는 잽싸게 오기로 했었는데,
혼자 오기 싫어하는거 같아 나도 혜주랑 같이 퇴근하기로 하고,
다 전화해서 한시간 미루고..

싸모님 댁에 도착하니, 이미 싸라이모, 마이클은 거의 식사 끝내고
나랑 혜주는 허겁지겁, 조금은 식어서 꿀꺽꿀꺽 된장찌개도 마시고(?),
( ㅜ_ㅜ 정말 몇년 만이냐....)
이모가 내 그릇에 놔주는 고기도 꿀꺽, 새우도 꿀꺽,
세상에 총각김치도!!! (총각김치도 미국와서 처음 먹어본다.)
마늘 짱아찌에, 오이소백이, 동치미던가?? 암튼... 다다 감동의 물결이다.
겉절이도 해주시고, 그냥 김치도 놔주시고....
아휴.. 다 먹고 왔더니 장장 4파운드 늘었다.


정말 2005년 이후론 처음으로 남의 집에 초대를 받아간거다. (한국인 집에.)
여기온 첫해엔 그나마 알던 애들의 건너건너건너 초대로 남의 집에 삼겹살 얻어 먹으러 간적은 있었는데, 뭐 죄다 학생들인지라 반찬이랄건 별로 없었고 그저 고기.....
게다가 작년부턴 알던 애들과 죄다 인연을 끊었고 불러주거나 갈 곳도 없었던 지라
삼겹살도 올해 4~5번 내 집에서 (다른 반찬 없이) 먹은게 죄다.
정말 한국에서 먹던 것처럼 푸짐하게 차려진 밥상에서 푸짐하게, 맛나게 편하게 먹은건 오늘이 미국와서 처음이다.
또 frozen 새우도 챙겨주시고.. 말이 frozen이지, 그나마 나는 내 돈주고 사 본적도 없는 것을..
아웅, 완전 감동의 도가니다.

평소에 이모가 맛난거 많이 해주셔서 별로 먹고 싶은거 없을줄 알았는데,
한국식 식탁을 보니 너무 감사하다.
한국식 부탄가스(?)라고 해야하나?? 암튼 그거에 불판 놓고, 기름도 빼가면서..
돌솥에 잡곡밥해주시고, 누룽지까지 긁어먹으라고 주시고.

정말 오늘은 잊지 못할 거야.
앞으로도 _미국에선_ 없을 기회였던 듯.


_ 한국음식을 내돈주고 사먹으러 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난 어떻게 찾아가는 줄도 모르고.
올해 딱 한번, 작년에 한두번 정도 말고는 한국 식당을 가본적이 없다.
가면 된장찌개를 시켜먹긴 아까운거 같아, 갈비며 다른 메뉴를 고르는게 일반적.
된장찌개 한번 먹고 싶다 했는데, 오늘 한을 풀었다.

_ 한국식으로, 큰 냄비(?)에 있는 된장찌개를 떠먹는데
다같이 떠먹는걸 먹다보니 좀 더러운 생각이 들어서 잘 못먹겠더라.
그나마 내쪽으로 돌솥에 찌개 한가득 끓여주셔서 나는 그것만 먹었는데,
사장님 쌍둥이 동생이 오셔서 같이 저녁을 먹느라, 내 옆으로 오셨었는데
그 찌개를 드시는걸 보고 내 숟가락이 머뭇거렸다.
그래도 먹긴 했는데, 좀 찜찜.
고기 궈 주시는거 고맙게 먹긴 하는데, 먹던 젓가락으로 궈주시는거 보고도 살짝 찜찜.
다 먹고 난 반찬들 한 곳에 다 쓸어 담아 다시 냉장고로 들어가는거 보고 다시 찜찜.
우리들 다 건져 먹은 된장찌개, 죄다 쓸어가서 동생 주신다던 싸라 이모 보면서도 살짝 찜찜.

에잉. 몰라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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